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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조각 주우러 가요

작년에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라는 기사를 보았었어요. 이번에 책을 읽고 검색해 보니 올해는 서거 73주기라는 기사가 나오네요.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영화나 콘서트 등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 읽게 된 것은 윤동주의 동시 그림책 《달 조각》이에요.
《달 조각》과 동시집 '숲으로 가자'가 딸림 책으로 같이 들어 있었답니다.

책 표지에는 까만 밤하늘에 빛나는 초승달과 초승달을 쫒아가는 듯한 남자아이가 보여요.

표지의 남자아이가 주인공 동주였어요.
아빠는 동주에게 달이 깨졌다며 달 조각을 주우러 나가자고 했어요.
동주는 흔쾌히 아빠를 따라나섰지만 깜깜한 밤과 까치 울음소리에 멈칫했어요.

아빠는 동주에게 재밌는 동시를 외우며 가자고 다정하게 말을 건넸지요.
아빠와 동주는 시를 외우며 대화를 이어간답니다.
처음으로 외운 동시는 '나무'예요.

나무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아빠와 동주는 바람에 춤추는 나무처럼 동작을 같이하는데요.
배경과 주인공이 혼연일체된 듯해 보이지 않나요?

두 번째로 나온 동시는 '무얼 먹고 사나'예요.

별사탕을 먹을 별나라 사람들에게 동주는 "뭐든지 골고루 잘 먹어야 키가 큰다!"라고 소리치지요.

동시 '병아리'를 외운 동주는 반딧불을 쫓아가는데요.

동시 '반딧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동주가 아빠와 달 조각을 주우러 길을 나선 것도 있고, '그믐밤 반딧불'을 '부서진 달 조각'으로 표현한 점이 아름다웠어요.
그러고보니 책의 앞뒤면지 가운데에 써 있던 내용도 이 시였더라고요.

윤동주의 동시집이 딸림 책으로 함께 포장되어 있었는데요. 그림을 작가 박종진 님의 따님이 그렸다고 해요. 시 내용에 맞는 그림이 아기자기해서 시를 읽으면 동심이 더 느껴졌어요.

'눈'이란 시가 딸림 책에 들어 있어서 반가웠어요. 눈을 지붕과 길을 덮어 주는 이불이라고 표현한 점이 참 예쁘지요?

'애기의 새벽'은 아이 엄마로 어찌 공감하지 않겠어요?
닭이나 시계가 없어도 아기가 있는 집은 아기 울음소리로 새벽을 알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마지막에는 작가 연보도 간략히 나와 있어서 윤동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윤동주 동시 그림책 《달 조각》으로 순수하게 자연을 바라보고 표현한 동시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아빠와 어린 동주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 속 동시를 만나고, 딸림 책에 있는 동시들로 더 많은 동시를 감상했어요.
윤동주의 동시는 화려한 수식어나 꾸밈이 없어 아이들과 더 가까이 하기 좋다고 생각해요. ^^